한끼의 식사기금

보도자료

<국제신문> [피플&피플] '한끼의식사기금' 윤경일 이사장 "빈곤국 구호활동, 어느새 제 삶이자 인생"

2016.03.30

[피플&피플] '한끼의식사기금' 윤경일 이사장 "빈곤국 구호활동, 어느새 제 삶이자 인생"

 

- 정신과 의사로 자원봉사하다
- 국제 구호활동하는 단체 설립
- 10명 시작해 현재는 4000명
- 휴가 대부분 해외봉사 달려가
- 12년 활동 담은 책 펴내기도

 

그는 의사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서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의사 가운 입고 환자들을 만났다. 그런 그에게 직업만큼 중요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자원봉사다. 학창시절부터 복지기관이나 어려운 이웃이 모인 곳이라면 마다치 않고 의료 봉사활동을 해 오던 그는 결국 2004년 '일'을 냈다.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국제구호단체를 설립한 것이다. 그리고 2016년 맨땅에서 시작해 눈물과 땀방울로 엮어간 지난 12년의 이야기를 엮은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사)한끼의식사기금 윤경일(57) 이사장(부산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이야기다.

그에게 한끼의식사기금 결성 동기를 묻자 "아주 많고 복잡하다"며 웃었다.

"이전에도 10년 넘게 정신과 진료봉사를 했었어요.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지구 전체가 하나의 마을이라잖아요. 국내에도 어려운 이웃이 많긴 하지만 당장 먹을 것이 없어 목숨의 위협을 느끼는 절대 빈곤층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말하자면 중증환자를 먼저 치료하자는 마음이었던 거죠."

그가 외국인노동자 인권 모임에서 진료 봉사를 했던 것 역시 주요한 계기 중 하나다. 우리보다 사정이 어려운 국가 출신 사람들을 두루 만나게 되었고, 여기서 알게 된 지인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구호자금을 보내기도 했다.

"꾸준히 구호자금을 보내지 못해 늘 마음에 걸렸는데, 어느 날 종교단체를 통해 1 대 1 후원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어요. 마음의 빚도 갚을 겸 파키스탄 쪽 지원을 원했는데, 이쪽 아이들은 대상이 아니라더라고요. 그래서 결심했죠. 그럼 직접 구호단체를 만들어보자."

그의 표현에 따르면 '순간적인 열정'으로 시작했지만, 그 열정은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2004년 9월 교수 공무원 사업가 등 지인 10여 명을 모아 발기인대회를 열었고, 두 달 만에 공식 발족했다.

하지만 맨주먹에서 시작한 사업이 물 흐르듯 쉽진 않았다. 당장 어디에서 어떻게 봉사활동을 할 것인지부터 하나하나 정해야 했다.

모든 휴가를 꼬박 투자한 열정 덕에 지금은 명실상부한 국제구호단체로 자리 잡았다. 현재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3개국에 지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네팔과 인도네시아에는 현지 NGO와 손잡고 상시적인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10여 명에서 시작한 사업은 회원 4000여 명의 단체로 성장했다. SNS 등을 통해 일시적으로 거쳐 간 사람도 4만 명이다.

이번에 내놓은 책 '우리는 모두 같은 꿈이 있습니다'에는 말로는 다 못할 12년의 활동 기록이 담겨 있다. 현장 구호활동 중 만난 사람들, 유실된 도로를 동네 사람들과 함께 복구했던 것처럼 잊지 못할 에피소드 그리고 구호활동에 대한 그의 생각까지 꼼꼼하게 엮어냈다. 무엇보다 생동감 넘치는 현장 이야기가 시선을 잡아끈다.


"구호 현장에서 정신없이 다니다가 숙소로 늦은 밤에 돌아오더라도 꼭 기록을 남겼어요. 이를 8개월 동안 정리하고 압축했지요. 양이 많아 인도네시아 활동 내용이 통째로 빠진 건 참 안타까워요."

지금도 휴가의 5분의 4를 할애해 연간 세 번씩 해외 현장으로 달려가는 그에게 "앞으로도 계속하실 거죠?"라는 우문에 현답이 돌아왔다.

"(구호활동이) 한때의 열정은 아니지요. 인생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인 40대와 50대를 모두 쏟아부었으니까요. 이 활동이 곧 내 삶이자 인생이에요."

 

하송이 기자

 

원문 :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2100&key=20160330.2202419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