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의 식사기금

보도자료

<국제신문> 관심이 행동으로 옮겨지면 변화가 생깁니다.

201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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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2월 시엠립도서관 건립을 위해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당시 현지 아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한 윤경일 '한끼의식사기금' 이사장.

- 2004년 설립 국제구호단체
-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본부
- 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서
- 퍼주기 아닌 자활형태 지원

부산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구호단체가 하나 있다. '한끼의식사기금'이다. 외국의 구호현장에선 'Skip A Meal, Save A Life'의 첫 스펠링을 조합한 '삼살'로 더 알려져 있다. 홈페이지 주소도 www.samsal.org이다.

'한끼의식사기금'은 2004년 한 달에 한 번 한 끼를 나누면 지구촌의 가난한 이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출발했다. 한 달에 1만 원씩 기부하는 회원은 전국적으로 현재 4000여 명. 이 중 부산시민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현재 구호활동을 펴고 있는 국가는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에티오피아, 미얀마, 네팔,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에선 현지정부에 정식 NGO로 등록돼 있어 사무실과 함께 전담 지부장과 직원(방글라데시 9명, 캄보디아 6명)들이 근무하고 있다. 지역의 웬만한 NGO보다 더 활동적이다. 지난해부터 구호활동에 들어간 에티오피아에도 사무실을 개설, 현지정부에 NGO 등록을 할 예정이다.

소시민의 작은 후원을 받아 지구촌 큰 사랑을 실천하는 '한끼의식사기금' 이사장은 윤경일 부산시립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그는 23일 7박 8일간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로 구호활동을 떠났다. 떠나기 전 지난 21일 오후 시립의료원에서 그를 만났다.

휴가를 다녀왔느냐는 물음에 윤 이사장은 "지난 14, 15일 가족들과 함께 밀양의 지인 집을 찾아 삼겹살을 구워먹고 왔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게 전부였다. 병원에서 주는 그의 '진짜' 휴가는 인도네시아로 가는 것이었다.

'한끼의식사기금' 창립 전에도 그는 삼랑진 오순절 평화의 마을에 18년간 정신과 진료를 해왔고, 2000년대 초부터는 '외국인노동자인권모임'에도 참여해 주말이면 불법체류자들을 치료하고, 나아가 입원과 함께 수술을 위해 발로 뛰는 등 나눔을 몸소 실천해왔다. 같은 기간 캄보디아 네팔 등 오지 의료봉사활동도 빠뜨리지 않았다.

"오랫동안 나눔을 실천하다 보니 가족들에게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갔지만 저의 일을 이해해주고 있어 큰 도움이 되었지요. 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카페 등 이벤트 땐 아내가 적극 나서 도와줍니다. 든든한 우군이 있기에 나눔의 영역을 나라 밖 절대 빈곤층으로 외연을 넓혀야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지요."

윤 이사장의 이번 인도네시아 방문은 2005년 지진 및 쓰나미 때 23만 명이 피해를 입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비행기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족자카르타 지역을 찾아 현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내년에 본격 실시할 구호프로그램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함이다.

"대참사 후 7년이 지났지만 족자카르타 지역의 복구상태는 상당히 미진합니다. 기반시설이 거의 없고 젊은이들이 일을 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열악합니다."

'한끼의식사기금'은 현지 가톨릭 종교단체이자 NGO인 '포콜라레 사업회'와 연대해 이번 족자카르타 지역의 구호활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윤 이사장의 구호활동은 무작정 퍼주기보다 자활프로그램이나 도서관 건립 등 교육 관련 인프라를 지원해 장기적으로 홀로서기를 염두에 두고 진행된다. 쌀도 그냥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수업을 받고 장학금 형식으로 받아가도록 한다. 지금까지의 이런 일련의 구호활동이 나라마다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자 현지 교육부 등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거나 언론에 대대적으로 소개되곤 하지만 윤 이사장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현직 의사이다 보니 그는 매일 병원업무를 마치면 해운대구 우1동의 '한끼의식사기금' 사무실로 또 출근한다. 5명의 직원이 상근하는 사무국에서 현지 구호 상황을 점검하고 결재도 해야되기 때문이다.

"이제 '한끼의식사기금'이 설립된 지 8년이 되어갑니다. 그간 꾸준한 활동으로 성장을 거듭하며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아 3년 전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부산시로부터 프로그램 예산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진정한 노력이 통했나 봅니다."

그는 "관심이 행동으로 옮겨질 때 진정한 변화가 생기는 것"이라며 보다 많은 시민들의 정기회원 가입을 호소했다.

국제신문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  2012-08-23 19:53